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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강좌」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스크랩 1회
작성자 : 장희숙(wkdgmltnr123)
등록일 :
조   회 : 1120
스크랩 : 1

「시창작강좌」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박제천 시인




시창작강좌」,어떻게 첫행을 써야 하는가?



시에 있어서 첫머리는 독자와 만나는 첫번째 고비이다. 첫머리에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없다면 그 작품을 도대체 누가 읽어줄 것인가. 더구나 시는 20행 내외, 길어야 50행 정도이다. 그런만큼 시 독자는 인내심이 없다. 소설이라면 어느 정도 읽어나간 다음에 그 작품에 대한 판별이 서기 시작하지만 시의 경우는 그야말로 짧은 한순간의 눈길로 그 작품을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많은 시인들은 그 첫머리를 특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온갖 테크닉을 개발하게 마련이다. 아래는 그 첫머리를 유형별로 분석해 본 것이다. 다소 도식적이지만 이러한 기초사항을 눈여겨 봄으로써 자기만의 독특한 첫머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시간을 나타내는 시의 첫행은 매우 일반적이다. 특정한 시간대는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흔히 4계절이나 하루 중 특정한 시간을 제시함으로써 첫행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계절 가운데는 봄이, 하루 중에는 밤이 첫행에서 압도적으로 나타나는 시간이다. 따라서 이런 류의 첫행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복잡하거나 충격적인 어귀를 쓰게 마련이다. 덧붙이자면 단순한 시간대는 피하는 게 현명하다.

① 봄이에요. 노랗게 목 메이는―이태수
한밤입니다. 자연의 밤―권달웅
② 이즈막엔―한기팔
어느 새벽―조창환
기인 밤입니다―박용래
③ 6월 16일은―김영태

① 은 봄이나 밤을 묘사하는 상투적인 표현법에 변화를 가한 예라고 하겠다. 앞은 도치의 방법으로, 뒤는 점층의 방법으로 상투성을 벗어나고 있다. ②는 불특정한 시간대를 설정함으로써 시간에 대한 상상적인 해독이 가능하도록 한 예이다. ③은 오히려 특정한 시간을 제시함으로써 유인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시의 첫행에서 시간을 제시하는 경우보다 공간을 설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빈도수를 보여준다. 자연 공간 중에서도 산이나 강이 압도적이다. 들과 골짜기, 바닷가, 또는 뜰과 나뭇가지 등등 대체로 시의 모티브가 작품 내부의 공간으로 설정되고 있다.

① 어딘가에서―윤강로
② 어머니가 매던 김밭의―이근배
③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 만큼한 먹오디빛 툇마루가 깔려 있습니다―서정주
사시사철 눈오는 겨울의 은은한 베틀소리가 들리는 아내의 나라에서는―김종털

① 은 시간의 제시 방법에서 본 바와 같이 불특정한 공간을 설정함으로써 시의 융통성을 살린 예의 하나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첫머리는 다음의 두번째 행이 더 극적이어야 하는 부담을 준다. 또 한 시인이 여러 차례 반복 사용할 수 없다. ②는 시의 주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제재(題材)로서 특수한 공간을 설정한 예가 된다. 허나 이 역시 자주 쓰면 상투적이고 도식적일 위험이 있다. ③은 시적 감흥을 위해서 약점을 무릅쓰고 구체적인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오히려 독자들에게 충격을 가하고 있는 예다.

시간과 공간이 첫 행에서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경우는 훨씬 효과적이다. 이러한 표현법은 그만큼 압축되고 간결한 어휘의 구사가 요구되지만 표현상 자연스럽게 보이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① 지금 어드메쯤―조병화
② 12월의 北滿 눈도 안 오고―유치환
③ 겨울에도 비가 오는 城北洞 기슭―이명수
④ 나이 스물을 넘어 내 오른
산길은내 키에 몇 자는 넉넉히도 더 자란
솔숲에 나 있었다―강희근

① 은 불특정한 시·공간을 제시함으로써 막연하고 애매한 기대감을 환기시킨다. ②와 ③은 보다 구체적이다. ②는 ‘북만주’ ③은 ‘성북동 기슭’이라는,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 등장함으로써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또한 ‘눈도 안 오고’와 ‘겨울에도 비가 오는’이라는 관형어절이 특별한 정황을 암시함으로써 갈등을 예고한다. ④는 시간과 공간, 주인공이 한데 어우러진 한 대목을 도입부의 첫머리로 삼고 있어 특이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의 첫행이 하나의 단어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① 그윽히―허영자
귀여운―김경희
② 그늘―김현승
누님―서정주
어머니―신석정·양명문
촛불―-황금찬

① 은 부사, 형용사 ②는 명사로 된 첫행의 예들이다. ①은 다음 행에서 어떤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의 출현이 예견되는 표현이다. 우리말의 부사나 형용사는 대체로 시의 첫행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다. 다음에 수식해야 할 어구가 예견된다는 것은 그만큼 상식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②는 다시 ‘누님·어머니’와 같은 인간 즉 유정물(有情物)과 ‘그늘·촛불’과 같은 무정물(無情物)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만, ‘누님·어머니’와 같은 경우는 호격조사가 생략되므로 오히려 청각적인 기능이 강화되고, ‘그늘·촛불’과 같은 경우는 회화적인 시적 구성이 예견된다.

시의 첫행이 하나의 단어를 중심으로 수식된다.
①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김소월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이은상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노천명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이병기

이번 예는 한 단어의 예 가운데 ‘누님/어머니’와 같은 계열에 속하는 한 변형이라고 하겠다. ‘이름/조국’과 같은 추상명사를 의인화시킴으로써 상상력의 변주가 가능해진다.

시의 첫행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① 이쯤에서 그만 下直하고 싶다―박목월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유치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김춘수

이 번 예는 앞의 예들보다는 좀더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첫행이 한 문장으로 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 문揚?주어가 1인칭 즉 ‘나’로 되어 있거나 생략된 예들이다. 박목월과 유치환의 경우는 하직과 죽음이라는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박목월은 그 마지막 순간까지 관조하는 듯한 겸양에 찬 어법을, 유치환은 의지적인 어법을 사용함으로써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춘수는 나와 짐승을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② 풀이 눕는다―김수영
관이 내렸다―박목월
길손이 말없이 떠나려 하고 있다―장만영
봉준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황동규
소 한 마리를 잡기로 하였다―송정란

②의 예는 하나의 문장으로 첫행이 이루어졌으되, 그 주어가 명사어로 된 예들이다. 김수영의 예는 그 주어가 사물이고, 장만영과 황동규는 그 주어를 인간으로 하고 있는 점이 조금 다르다. 그러나 김수영의 ‘풀’은 민족 또는 민중을 상징하고 박목월의 ‘관’도 한 인간의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송정란은 소를 통해 시를 상징화하고 있다. 장만영은 ‘길손’이라는 불특정한 주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황동규는 ‘전봉준’이라는 역사상의 인물을 주어로 등장시키고 있다. 최근의 시에 가까울수록 특정한 시간·장소·인물이 시에 등장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대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의 독자적인 개성이 요구됨에 따라 보다 사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③ 가난이야 한낱 襤褸에 지나지 않는다―서정주
사랑은 항상 늦게 온다. 사랑은 生 뒤에 온다―정현종

③의 예들은 3인칭의 주어가 추상 명사로 된 것들이다. ‘가난/사랑/목숨/산다는 것’ 등등에 대한 정의(定義)에 가까운 수사법이 이러한 예들의 근간을 이룬다. 정현종의 경우 두 개의 문장으로서 첫행을 이루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대시의 발생기에는 그 첫행이 비교적 간결한 경향이었으나, 최근에 와서는 두 개 및 두 개 이상의 복합 문장이 병치되거나 또는 병렬문의 형태로 길어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시의 첫머리를 산문형으로 시작한다
①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가있소近處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 꽃나무를熱心으로 꽃을피워가지고섰소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나는막달아났소한꽃나무를爲하여그러는것처럼나는참그런이상스러운숭내를내었소―이상
명절날 나는 엄매아배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백석

이밖에도 시의 첫행에 있어서 ‘사랑이 오라 하면·먼후일 당신이 찾으시면·눈 감으면·이 비 그치면’ 등 가정법이 사용되고 있다. 한때 여류 시인들에 의하여 애용되는 것 같았지만 최근에는 관념의 심화에 두드러지게 사용되고 있다.

70 년대에 들어, 우리 시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현상의 하나가 시에 대한 다양한 모색이다. 그 중에서도 강우식은 4행시를 보여주었고 그에 반해 산문시, 연작시가 시의 한 흐름을 형성하였다. 미당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가 산문시와 연작시의 형태를 보여주었다면, 박제천의 『장자시』는 연작시이자 띄어쓰기를 무시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했다. 그와 더불어 단위 작품에도 산문시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정진규·박제천 등 60년대 시인들이 자주 쓰는 산문형 흐름은 요즘의 신인들에게 그대로 이어져서 내용의 심화를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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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천


1945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였으며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월탄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자료관장과 경기대 대우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성균관대, 추계예대, 동국대(문창과 겸임교수)에 출강하고 있으며, 문학아카데미 대표, 계간 '문학과 창작'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있다. 저서로는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시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마음의 샘」「장자시」「너의 이름 나의 시」「나무 사리」「SF-교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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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상하신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회장님..
[]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 근사한 서울 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좋습..
[]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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