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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어(一分語) 이태준 스크랩 5회
작성자 : 장희숙(wkdgmltnr123)
등록일 :
분   류 : 수필
조   회 : 778
스크랩 : 5
일분어(一分語)
이태준
 
 
이태준(1904~ ?) 소설가 · 수필가.
1925년 시대일보에 단편 <오몽녀> 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구인회’ 동인으로서, 또한 《문장》지를 통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며, 광복 직후에는 조선 문학가동맹 중앙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다가 1946년에 월북하였다. 월북 이후 그의 이름은 우리 문학사에 복자(伏字)로만 남아 있다가, 1988년 납· 월북 작가 해금 조처로 우리 문학사에 복귀하였다. 수필집 《무서록(無序錄)》, 소설집 《달밤》, 《토끼 이야기》, 《석양》,《별은 창마다》.
 
 
 
십분심사 일분어(十分心思一分語)란, 품은 사랑은 가슴이 벅차건만 다 말 못하는 정경(情景)을 가 리킴인 듯하다.
이렇듯 다 말 못하는 사정은 남녀 간 정한사(情恨事)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체 표현이 모두 그렇지 않은가 느껴진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뜻을 세울 수가 없고, 말을 붙일 수가 없어 꼼짝 못하는 수가 얼마든지 있다.
나는 문갑 위에 이조(李朝)때 제기(祭器) 하나를 놓고 무시로 바라본다. 그리 오랜 것은 아니로되, 거미줄처럼 금 간 틈틈이 옛사람들의 생활의 때가 푹 배어 있다. 날카롭게 어여낸 여덟 모의 굽이 우뚝 자리 잡은 위에 엷고, 우긋하고, 매끄럽게 연잎처럼 자연스럽게 변두리가 훨쩍 피인 그릇이다. 고려자기 같은 비취빛을 엷게 띠었는데 그 맑음, 담수에서 자란 고기 같고 그 넓음, 하늘이 온통 내려앉아도 능히 다 담을 듯싶다. 그리고 고요하다.
가끔 옆에서 묻는 이가 있다. 그 그릇이 어디가 그리 좋으냐 함이다. 나는 더러 지금 쓴 것과 같이 수사(修辭)에 힘들여 설명해 본다. 해 보면 번번이 안 하니만 못하게 부족하다. 내가 이 제기에 가진 정말 좋음을 십분지 일도 건드려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욱 그럴싸한 제환공(齊桓公)*과 어떤 노목수(老木手)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번, 환공(桓公)이 당상(堂上)에 앉아 글을 읽노라니 정하(庭下)에서 수레를 짜던 늙은 목수가 톱질을 멈추고, 읽으시는 책이 무슨 책이오니까 물었다.
환공 대답하기를, 옛 성인의 책이라 하니, 그럼 대감께서 읽으시는 책도 역시 옛날 어른들의 찌꺼기올시다 그려 한다. 공인(工人)의 말투로 너무 무엄하여 환공이 노기를 띠고, 그게 무슨 말인가 성인의 책을 찌꺼기라 하니 찌꺼기 될 연유를 들어야지 그렇지 못하면 살려 두지 않으리라 하였다. 늙은 목수 자약(自若)하여 아래와 같이 아뢰었다 한다.
저는 목수라 치목(治木)하는 예를 들어 아뢰오리다. 톱질을 해 보더라도 느리게 다리면 엇먹고 급하게 다리면 톱이 박혀 내려가질 않습니다. 그래 너무 느리지도 너무 급하지도 않게 다리는 데 묘리(妙理)가 있습니다만, 그건 손이 익고 마음에 통해서 저만 알고 그렇게 할 뿐이지 말로 형용해 남에게 그대로 시킬 수는 없습니다. 아마 옛적 어른들께서도 정말 전해 주고 싶은 것은 모두 이러해서 품은 채 죽은 줄 아옵니다. 그렇다면 지금 대감께서 읽으시는 책도 옛사람의 찌꺼기쯤으로 불러 과언이 아닐까 하옵니다.
환공이 물론 턱을 끄덕였으리라 믿거니와 설화(說話)나 문장이나 그것들이 한 묘(妙)의 경지(境地)의 것을 발표하는 기구(器具)로는 너무 무능한 것임을 요새와 점점 절실하게 느끼는 바다. 선승(禪僧)들의 불립문자*설(不立文字說)에 더욱 일깨워짐이 있다.
장희숙(wkdgmltnr123) 님께서는 아직 인사말(서명)을 등록하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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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좋은 글입니다, 더 많은 글을 주시기 바랍니다. 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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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상하신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회장님..
[]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 근사한 서울 나들이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좋습..
[] 좋은 정보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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